Opsworkers의 첫 번째 단추 ( ) Meetup이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혼자서 뚝딱뚝딱 만들어 본 행사의 회고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죠. 더 빠르게 남기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저는 어쩌다 이렇게 행사를 혼자 열어버리게 된 걸까요?
6월의 어느 날, 트위터 타임라인에 디자이너 커뮤니티 주제가 흘러 들어왔어요. 그때 ‘디자이너들 네트워킹 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저번에 몇 번 시도했는데 쉽지 않았고, 다른 소규모 커뮤니티나 하다못해 단톡에만 가도 쉽지 않다, 내 작업물을 믿고 보여준다는 게 정말 엄청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커뮤니티에서 네트워킹 몇 번 한다고 그게 가능해지지는 않고… 그리고 일단 디자이너들은 공간이 폐쇄적이어야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라는 내용을 남겼어요.
근데 이때 제가 제 트윗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저번에 몇 번 시도했는데 쉽지 않았고’였어요. 아니, 잠깐만…나 생각보다 많은 시도를 했었잖아? 큰 행사에 디자이너로도 참여해 봤고, 프라이빗 디자이너 파티도 열어봤고, 디자이너 NMK라는 작은 수다 모임도 한 번 열어봤고… 그렇다면 이번에도 못 해볼 건 뭐람?
어떻게 네트워킹하면 좋을지 틈날 때마다 생각했어요. 달마다 같은 사람이 나오는 게 재밌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나오는 게 재밌을까? 아니면 어느 정도 인원이 고정되고, 몇 명씩 추가되는 형태는 어떨까? 이건 좀 NCT 같나?라고 별별 생각을 다 했었죠.
트위터에 설문도 올려보고, 작은 모임이라도 열어볼까? 해서 ‘커피챗 대신 칵테일챗’이라는 모임도 열어봤어요. 그러다가 회사에서 여러 직군이 모여서 진행하는 스터디에서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같은 주제에 대해서 다 다른 생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바라보는 시각이나 성격, 성향 차이 때문이겠지만 듣고 있으면 ‘오…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라던가 ‘이런 쪽을 문제라고 보는구나? 해결은 어떻게 하려나?’ 같은 생각을 떠올리게 됐죠. 그러다 어느 날 평소처럼 점심을 먹는데, 다른 직군의 동료들이 우리도 개발자들처럼 큰 행사가 열리면 좋겠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안 그래도 디자이너 모임을 열어볼까 하던 중에 이런 얘기를 듣게 되면 ‘그러면 그냥 다 올 수 있는 모임을 만드는 게 좋겠다’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여러 번 지속할 수 있게 토대를 만들고 시작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행사에 왔던 사람들이 어떤 모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전에 시도했던 행사들은 항상 제가 추진하고 난 다음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는 그렇게 되지 않게 꾸준히 여러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어떤 그룹이 될 수 있는 이름이요.
그렇게 Opsworkers라는 이름을 짓고,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때부터 ChatGPT와 Claude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 혼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름 짓기와 로고 만들기에 시간을 많이 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친구들과 잘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로고는 AI가 생성해 준 여러 개의 시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다시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보았어요. ‘대충 휘갈긴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오히려 이게 더 어려웠어요. 그래도 다른 행사의 디자이너로 참여했을 때처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면 아직도 로고 작업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어쨌거나, 대충 휘갈긴 느낌으로 만든 로고지만 가볍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3D 툴을 활용해서 모션 포스터도 만들어보았어요.
30명이라는 인원을 정해두고 시작해서 장소 대관이나 케이터링 예약 같은 건 오히려 쉬웠어요. 장소 같은 경우는 이미 이전에 많은 모임을 만들어보면서 저장해 둔 곳들이 있어서 그중에서 쉽게 고를 수 있었어요.
케이터링은 제가 다른 행사에 참여했을 때 먹어보고 만족했던 곳이라서 그 당시 행사 주최 팀에 직접 여쭤보았어요. 당시 행사에서 이미 먹어봤던 메뉴들을 중심으로 메뉴를 정했죠. 30명 정도 규모의 밋업을 여는 건 처음이라 장소나 케이터링에서는 큰 모험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시간이 좀 들었던 부분은 Opsworkers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 ) Meetup에 대한 설명이 담긴 페이지 구성을 하는 거였어요. 익숙하게 다룰 수 있는 노션을 활용하기로 했는데 때마침 최근 업데이트로 노션 페이지를 웹페이지처럼 배포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Opsworkers는 어떤 것인지, 왜 만들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과 ( ) Meetup에 대한 설명하는 부분으로 페이지를 구성했습니다. 행사 참가는 노션에서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칵테일챗 때 활용했던 플랫폼을 활용했는데, 결제 문제를 풀지 못해서 무통장 입금으로 받아 수기로 체크하게 됐어요. 해당 플랫폼에서 결제를 직접 하려면 계좌를 인증받아야 했는데, 한국은 지원하지 않아서 해외 계좌가 필요했거든요. 호주나 미국으로 우회해서 계좌를 만드는 방법이 있긴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음 행사에서는 꼭 국내 결제 플랫폼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어쩌면 너무 용감한 대문자 I (1)